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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SOCKS PROTOCOL

‘머리, 어깨, 무릎’을 지나 ‘발, 무릎, 발’의 시대가 도래했다. 스트리트의 스포티한 분위기가 양말에까지 옮겨 왔다.


“센스 있는 남자인지 아닌지는 양말을 보면 안다.” 2008년경 등장한 이 말은 남자의 패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남자들은 양말 선택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양말이 곧 한 사람의 패셔너블함을 증명하는 척도가 되었다. 구두와 양말의 조합 또한 젠틀맨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적당히 광택감이 있는 실크 양말은 고급스러움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신사적으로 보이게 한다. 남자가 양말에 신경 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판대마저 변화했다. 온갖 캐릭터 양말이 즐비하던 예전과 달리 동물이나 앙증맞은 이모지 패턴이 가득한 양말로 넘쳐났다. 양말이 밋밋한 남자의 옷에 활력을 불어넣는 아이템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또다시 양상이 바뀌었다. 이제 패턴 양말은 과거 이야기다. 지금 당신이 신은 도트 무늬 양말은 트렌드에 뒤처졌다. 흰 양말만도 못하다.


남자의 양말은 스포티한 삭스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골지 짜임이거나 적당히 두툼한 양말이다. 스포츠 양말 중에서도 특히 로고를 새긴 것이 대세다. 베트멍, 오프화이트, 마르셀로 불론 등 많은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샌들과 양말의 조합이 아저씨 패션이 아니라 힙스터의 스타일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듯 MSGM 또한 로고를 새긴 스포츠 양말에 샌들을 매치했다. 구찌는 포멀한 핑크색 바지에 골지 짜임의 흰 양말을 스타일링하고 발찌까지 더해 맥시멀리스트다운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프라다는 포멀한 바지와 샌들에 등산 양말처럼 두툼한 양말을 끼워 넣었다. 통통한 소시지를 연상시키지만 왠지 모를 쿨함을 자아낸다. 펜디의 컬렉션에서도 주로 운동할 때 착용하는 발목 양말이 발견된다. 가죽 스니커즈, 발목 양말, 반바지로 멋지게 스타일링했다. 몽클레르 감므 블루는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양말에 포켓을 달아 스포티함을 더했다.


이러한 스포츠 양말 트렌드는 무엇을 의미할까? 일반 숍에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상품을 미끼 상품이라 한다. 몇십만원쯤은 우습게 아는 브랜드가 남자의 손을 유혹하기 위해 브랜드의 가격 정책에 반하는 스포츠 양말을 출시한 것인지, 아니면 스트리트 무드 트렌드에 편승해 만들게 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떻든 스포츠 양말은 일반 양말보다 두꺼워 실용적이고 최상의 포근함으로 지친 발을 감싸주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브랜드가 던진 미끼를 확 물어버리면 그만이다.

Editor KIM WON Photographed EDITION JALOU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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