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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DEMNA SYNDROME

뎀나 즈바살리아의 날갯짓 한 번에 패션계가 움직이고 있다.


최근 스트리트나 셀레브리티의 옷차림에서 특이점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소매가 지나치게 길다든지, 앤트워프 글자나 DHL의 로고를 새겼다든지, 어딘가 옷이 잘못 재단된 듯하다든지, 재킷 실루엣이 박스 같다든지, 신발과 양말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모습 말이다. 이는 한 사람의 영향력으로 발생한 나비효과의 결과다. 그 한 사람은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 그의 옷은 불티나게 팔린다. 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는 발렌시아가의 베이스볼 캡이나 삭스 스니커즈는 우리나라는 물론 매치스 패션, 미스터 포터 등의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도 구매할 수 없을 정도다. 릴리즈되는 즉시 솔드 아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를 포함해 동시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그에게 ‘신드롬’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본다.

뎀나 즈바살리아는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메종 마르지엘라의 디자인 팀을 거친 이력답게 해체주의를 적용한 아방가르드한 옷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이 베트멍의 시작이다. 프랑스어로 ‘옷’을 뜻하는 베트멍은 브랜드 네임에 정체성이 한정되는 것을 거부했다. 사실 베트멍을 만든 일곱 명의 디자이너는 모두 익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중 유일하게 수면 위로 떠오른 사람이 뎀나 즈바살리아다. 그는 타협을 거부하는 패션계의 악동이다. 프랑스에 있는 게이 클럽 ‘데포(Depot)’에서 2015년 가 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인 것만 해도 그렇다. 카니예 웨스트와 자레드 레토 같은 셀러브리티가 콘돔 봉투 사이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이나 했는가. 심지어 그는 자신의 재무 담당 직원처럼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 옷의 디자인을 맡기는 실험을 감행한다. 저렴한 벨루어 원단으로 고급스러운 실루엣을 만들어 옷의 목적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통해 그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발렌시아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인 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사실 그는 발렌시아가가 속한 키어링 그룹의 CEO를 만나러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속으로 모두를 비웃었다고 한다. 발렌시아가의 차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고 여러 디자이너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어디에도 그의이름을 올린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이 SNS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데 반해 그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신비주의를 선택한 그는 대중이 자신이 만든 옷에만 집중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그는 홍보도 하지 않고 뮤즈도 없다.

그는 패션 시장이 원하는 대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옷을 위해, 친구를 위한 새로운 옷을 만드는 기분으로 일한다. 뎀나 즈바살리아는 마치 패션 바운더리를 비웃는 것 같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DHL 같은 기업이나 이미 익숙해서 새로운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챔피언, 리바이스 같은 브랜드를 트렌드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패션 피플의 사고를 전환시켰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뎀나 즈바살리아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어색하고 기괴한 에너지가 패션 신에 활기를 불어넣는 중이다.

Editor KIM WON Photographed GIO STAIANO, PIERRE-ANGE CARLOTTI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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